지난해 건설근로자 20명 중 1명꼴로 임금체불 피해경험이 있고, 이들 체불의 주요원인은 건설사의 경영상 어려움, 공사대금의 지연수령과 미수령 등으로 파악됐다. 이는 경기도가 8월 1~22일 경기지역 건설근로자 300명을 포함한 전국 13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306명 중 65명(4.98%)은 지난해 체불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체불과 지급지연 등의 원인에 대해서는 응답자 243명 가운데 71명(29.2%)이 건설사의 경영상 어려움 때문이라고 지적했고, 이어 64명(26.3%)은 공사대금 지연수령, 55명(22.6%)은 공사대금 미수령을 꼽았다. 이밖에 고의적 미지급, 감정문제 등이 원인으로 거론됐다.
이처럼 전국 건설현장에서 체불발생률이 5%에 달하는 가운데 경기도는 지난달 30일 도청에서 ‘경기도형 임금체불 예방정책 확대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에 관한 중간보고회를 진행하고, 임금체불뿐 아니라 건설기계임대업자의 건설기계임대료 체불 또한 심각하다는 판단 하에 건설기계임대료 체불 예방책에 관한 철저한 연구용역을 주문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대한건설기계협회 임대료체납신고센터 최상복 센터장은 “건설기계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지급보증서를 발급하지 않는 경우 체불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은만큼 건설기계임대료 체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이들 행태를 일삼는 불법·부실 건설업자에 대한 처벌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기계임대료 지급보증서는 체불발생시 보증기관인 전문건설공제조합이 건설기계임대업자에게 체불피해액에 대한 대위변제를 약속하는 증서로, 보험적 성격을 띤다. 지급보증서는 건설산업기본법 제68조의3에 의거 수급인 또는 하수급인의 경우 자신이 시공하는 1개의 공사현장에서 임차할 건설기계임대료를 보증하는 보증서를 공사 착공일 이전까지 발주자에게 제출해야 하고,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건설기계임대업자에게 보증서를 줄 수 있는 등 지급보증을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한다.
문진석 의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문건설공제조합의 대위변제 건수는 ▲'22년 511건 ▲'23년 376건 ▲'24년 619건 등 1506건으로, 지급보증을 않았다면 고스란히 체불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 지급보증서는 반드시 수령해야만 한다.
특히 건설기계임대차계약서 작성은 임대료 체불 발생시 임대업자가 법적대응의 기초적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만큼, 건설기계임대차 계약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건설업자의 갑질로 인해 건설기계임대차계약서 작성을 않아 체불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접수되고 있는 실정이다. 건설기계관리법 제22조에 의거 건설기계임대차 등에 관한 계약의 당사자인 건설업자(임차인)와 건설기계임대업자(임대인)는 건설기계임대차 등에 관한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며, 이 역시 의무조항이다.
결국 건설기계임대료 체불 예방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연구용역을 통해 법적 의무사항인 지급보증서 발급이나 건설기계임대차계약서 작성여부 파악을 위해 정확한 실태조사에 나서는 한편, 이행 않는 건설현장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안선용 기자
2025년 369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