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저공해조치 일환으로 덤프트럭, 콘크리트펌프, 콘크리트믹서트럭 등 도로용 건설기게 3종과 지게차, 굴착기 등 비도로용 건설기계 2종을 저공해조치 지원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도로용 3종은 2005년 이전, 비도로용 2종은 2004년 이전 배출허용기준을 적용받은 장비를 대상으로 DPF 장착이나 엔진교체, 조기폐차 등 각종 저공해조치 사업을 벌이는 중이지만, 업계에서는 실효성 측면에서 각종 저공해조치를 실시하느니 조기폐차에 대한 전폭지원 등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저공해조치 사업 중 특히 엔진교체 사업에 논란이 많다. 한국자동차환경협회에 따르면 엔진교체 대상은 티어1 이하의 엔진을 탑재한 지게차와 굴착기로 '04년 이전 제작됐거나, '05년 이전 제작된 75kw 이상 130kw 미만 원동기 등을 부착한 장비에 한한다. 지게차의 경우 티어3나 티어4 등 배출허용기준을 적용한 엔진교체 지원금은 ▲2톤급-티어3 962만원, 티어4 1149만원 ▲4톤급-티어3 1558만원, 티어4 1800만원 ▲6톤급-티어3 1760만원, 티어4 1929만원이다. 굴착기는 5톤급 티어3 1231만원, 티어4 1438만원 등이다.
문제는 대당 평균 1000~2000만원의 비용을 들여 엔진을 교체한들 실제적으로 그 효과가 미흡하고, 오히려 부작용을 야기하는 사례까지 있다는 점이다. 지게차협의회 강경원 회장은 “현재 지자체별로 대수를 한정해 지게차의 엔진교체비용을 지원하고 있지만, 티어1이 적용된 지게차 차체에 티어3, 티어4 엔진으로 교체하는 경우 장비에 과부하가 걸려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조기폐차와 관련해 “지게차가 2023년 조기폐차 보조금 지원대상에 포함된 점은 고무적이지만, 보조금이 너무 적어서 중고판매가격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지게차는 굴착기와 함께 지난 '23년부로 조기폐차 보조금 지원대상에 포함된 바 있다. 하지만 지원대상에 포함되는 대다수 장비가 9톤 미만의 규격으로, 신차구매 등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은 500~6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배출가스 저감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주도했던 콘크리트펌프를 대상으로 한 DPF 장착사업도 출력저하 등의 문제로 '22년 사업이 잠정 중단된 바 있다. 당시 환경부 관계자가 “DPF 사업을 대체할 또 다른 시범사업을 공모 중이며, 사업착수 시기는 검토 중인 단계”라고 밝혔듯이 DPF 장착사업은 지원규모가 해마다 축소되고 있다.
이처럼 건설기계 엔진교체나 DPF 장착사업 모두 문제점으로 불거지면서 업계에서는 조기폐차 지원이 저공해조치의 유일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엔진교체나 DPF 장착에 투입되는 비용을 모두 조기폐차 보조금으로 전환해 노후건설기계의 조기폐차를 지원하면 그만큼 실효를 거둘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대한건설기계협회는 “현행 지게차나 굴착기 등의 엔진교체 지원사업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이 많다”며 “저공해조치 사업을 조기폐차 지원사업으로 일원화하거나 저공해 건설기계로 교체시 추가지원하는 등 여건을 반영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조기폐차의 저조한 보조금이 불만이라는 점을 감안해 조기폐차에 전기지게차 등의 신차구매 비용까지 일정부분 지원하면 조기폐차의 실효성은 그만큼 높아질테고, 정부가 대대적으로 추진 중인 건설기계의 전동화 전환 효과도 톡톡히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검토할 만하다.
이와 관련 환경부 김성환 장관은 지난달 28일 건설기계 전동화 보급확대 방안차 두산밥캣코리아 인천 생산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게차 등 건설기계 전동화는 탄소중립 달성을 실현하고, 국내사업 경쟁력 강화와 수출증대를 위해 중요한 기회”라고 강조한 바 있다.
안선용 기자
2025년 367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