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누적)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는 457명으로, 전년동기 443명에 비해 14명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에서 7명이 증가한 210명으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전체업종 가운데 46.0%의 사망사고 발생율을 차지했다.
이는 고용노동부의 지난 25일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현황’ 잠정결과 발표 수치로, 건설업 사망자 210명을 비롯해 제조업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15명 감소한 119명(26.0%), 기타업종에서는 22명 증가한 128명(28.0%)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 중 건설업에서의 사망자 증가는 2월 발생한 기장 화재사고, 세종~안성 고속도로 붕괴사고 등의 영향도 있었지만, 공사기간이 짧고 안전관리 수준이 열악한 5억원 미만 소규모 건설현장에서의 사고 또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또 기타업종에서의 사망자 증가는 사업장 규모가 영세하고 안전관리 수준이 열악한 도·소매업에서 20명, 농림어업에서 19명 사망자 발생 등이 수치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규모별로 50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182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12명 감소한 반면, 50인 미만은 275명으로 26명 증가했다.
사망사고의 원인이 된 기인물별로는 건축·구조물 표면에서 19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이어 ▲운반 및 인양 설비·기계 85명 ▲제조 및 가공 설비·기계 57명 ▲부품, 부속물 및 재료 36명 ▲건설 설비·기계 30명 등의 순이었다.
유형별로는 떨어짐이 199명으로 가장 많았고 ▲기타 90명 ▲물체에 맞음 56명 ▲부딪힘 45명 ▲끼임 30명 등이었다.
문제는 기인물별이나 유형별 분석 등에서 세부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도·소매업에서 운반작업 중 지게차 부딪힘 사망자 발생이 있었듯이 지게차로 인한 사망사고가 적지 않음에도 안전 사각지대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지게차는 건설기계관리법상 건설기계로 분류되지만, 건설현장보다는 제조업 현장에서 더 널리 사용 중이며 그만큼 제조현장에서 초래하는 사망사고도 많다. 실제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2017~2021년 5년간 제조업에서의 사망자를 초래한 기인물별 분석에 따르면 지게차 61명, 크레인 37명, 컨베이어 27명, 지붕 22명, 사다리 19명 등으로 지게차는 사망사고 기인물 분석에서 우위를 점하곤 한다. 지게차의 사망사고 유형은 자재운반 중 자재가 전도돼 깔림, 자재 적재 후 이동 중인 지게차에 부딪힘, 급선회로 전도돼 깔림 등이었다.
이처럼 제조업에서 지게차로 인한 사망사고가 많지만, 사업장에서의 안전확보 의식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3톤 미만 지게차의 전동식지게차라고 하더라도 ‘유해·위험작업의 취업 제한에 관한 규칙’에 의거 중장비학원 등에서 소정의 교육을 수료해 면허증을 취득해야만 조종이 가능하나, 대한건설기계협회에 따르면 자동차면허만으로 지게차 조종가능 여부에 관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게차에 의한 사망자 발생을 막을 수 있다면 고용노동부의 재해조사 발표에서도 업종을 막론하고 사고사망자가 현저히 감소할 것이지만, 도로 아닌 장소에서 운행하는 전동식 솔리드타이어 지게차를 건설기계 분류에서 제외해 정기검사 대상에서도 배제하는 현실은 사고발생을 조장하는 꼴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안선용 기자
2025년 372호
